산같은 정의, 강같은 진실

평범한 일상에 파묻혔던 가정주부가 행동을 시작했다. (가칭)충북 탈핵모임을 이끌고 있는 정호선(45세)씨. 정씨의 일상을 깨운 것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다. 정씨는 이 사고를 계기로 원전의 위험이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느꼈으면 행동해야 한다는 정씨는 사람들을 모았다. 이른바 탈핵모임이다. 정씨와 같은 가정주부등 10여명이 모였고 지난해 12월 8일 첫 번째 순서로 핵없는 세상을 위한 난장토론을 진행했다.

지난 14일 정씨등 9명이 모였다. 이날 주제는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적정기술과 로켓난로 만들어보기’다. 멀리서 선생님도 모셨다. 충남에서 ‘지역에너지자립 적정기술 협동조합(준)’ 대표를 만들고 있는 안병일씨가 강의를 맡았다. 안대표는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원리와 과정과 적정기술의 개념에 대해서 설명했다. 로켓난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로켓난로는 기존 나무의 1/4을 가지고 똑 같은 효과를 낼수 있다. 로켓난로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로켓의 연로가 발화하며 내뿜는 불꽃처럼 난로에서 불꽃이 세게 생긴다”고 해서 붙여졌다. 정씨와 참가자들은 네모난 식용유 통 2개로 사용해 만드는 것과 동그란 페인트통, 분유통을 이용해 2개를 만들었다.

서툴게 도끼로 나무를 잘게 잘라 불을 지폈다. 생각만큼 불이 잘 붙지 않아 곤혹스럽다. 불이 붙고 미리 준비한 후라이팬에 파전을 굽는다. 주부들인지라 정씨와 참가자들의 수다는 끊이지 않는다.

정씨는 지난주 청주지역의 각 시민단체를 상대로 제안문을 돌렸다. “(가칭)핵없는 세상을 위한 충북시민행동”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얼마만큼의 호응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정씨. 그러나 정씨의 열정만큼은 크다. 탈핵과 에너지 자립은 낭만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함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단다.

김남균 기자  spartakoo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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