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같은 정의, 강같은 진실

나순결씨는 지난해부터 ‘나순결인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나순결인문학교에서는 지난 1년 동안 지역작가의 책을 읽고, 작가와 함께 토론했다. 올해도 지역작가의 책들을 읽기 위해 목록을 정하고 실천할 계획이다.

“우리 지역에서 남부럽지 않게 시를 쓰고 노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역민들이 관심이 없어요. 지역문화는 지역민들이 소비해야 하는 게 말이죠. 지역작가가 직접 토론회에 참석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막걸리 한잔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그는 지역작가의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전화를 걸어 작가에게 직접 책을 구입했다. 작가는 뒤풀이 비용으로 기꺼이 책값을 토해냈다고.

지역의 문화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공동체가 될 수 있다는 나순결씨. 그는 때때로 옷을 만들어 입기도 하고, 말투며 외모 또한 범상치 않다. “협동조합이 유일한 대안이 된다고 봐요. 지역에서 아올의료생협에 이사로 참여했지만 안타깝게도 망했어요. 하지만 협동조합에 대한 꿈을 버리진 않았어요.” 지역문화는 있으나, 소비자는 알지 못한다. 나순결씨는 스스로를 매개제, 촉매제로 자처한다.

올해는 남부도서관에서 열리는 철학과 역사 토론배틀에 북멘트로 참여해 지역주민과 적극적으로 만날 계획이다. 그는 “나름 그 시간들을 ‘내가 보수여, 어따대구’로 정했어요. 아줌마들과 만나서 적극적으로 보수(?)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 나가려고요”라고 말했다.

사실 그의 이름 나순결은 그가 작명했다. 취재를 위해 나이를 물어보니, “남자의 나이는 밝힐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하고 있는 일 또한 밝히기를 꺼렸다. 그는 '숲해설가'라고 소개해달라고 했다. 만만한게 숲해설가라고.

박소영 기자  parksoyoung@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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