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만하면 새로운 악재가 발생한다. 새마을금고 이야기다. 최근 몇 년간 청주지역 새마을금고에서 크고 작은 불법행위가 드러났다. 담보물건을 과대평가해 불법대출을 해주거나 임직원이 고객의 소중한 재산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이사장이 사법 처리되기도 했고, 금고가 문을 닫는 일도 벌어졌다. 최근에도 산남동에 위치한 한 새마을금고에서 임원이 지인들에게 수십억원대 불법대출을 해준 사실이 드러나 폐점 수순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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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악재에 별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는 새마을금고들도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고객유치에 전력을 다해야하는 신생 새마을금고들은 고민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금융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고객들도 예금자보호법을 통해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분산 예치를 하고는 있지만 추락한 신뢰도는 신규 예치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최근 말썽이 생긴 산남동에 위치한 새마을금고라면 그 고민은 더욱 커진다.
지난 1일 찾아간 산미새마을금고는 예상과 달리 고객들로 북적였다. 2010년 6월 설립인가를 받고 같은 해 10월 영업을 시작한 산미새마을금고는 최근 개점 2주년을 맞았다. 총자산 395억원, 총여신 289억원이 지난 2년간의 성적표다.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
‘업계 최초’ 등의 수식어가 붙을 정도의 성장은 아니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인근 새마을금고의 불법대출로 어수선하던 최근 한 달 동안에도 산미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20억 원 이상 불어났다.
이처럼 산미새마을금고가 뿌리를 깊이 내리고 흔들리지 않는 데는 40년 베테랑 금융전문가인 박정화 상무의 역할이 컸다.
1972년 충북민생상호신용금고에 입사한 후 40년간 지역 금융에만 종사해 온 박 상무는 고객들 사이에서 금융해결사로 통한다. 단순히 고객 유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편에서 알맞은 금융상품을 소개하고, 사업과 관련한 금융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의 조언으로 어려움을 이겨낸 사람들은 그의 평생 고객이 됐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윤병열 씨도 그런 고객 가운데 하나다. 윤 씨는 “살길이 막막하던 시절 당시 한성저축은행 지점장이던 박 상무의 조언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객 돈 내 돈처럼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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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쌓아온 박 상무의 신뢰와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산미새마을금고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강석종 이사장의 설명이다. 지역 금융의 성공에 대해서도 박 상무는 자신만의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박 상무는 “금융기관의 자산은 금융기관의 몫이 아니다. 위탁자의 고귀한 재산이고,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돈이라고 생각해 꼼꼼히 따지고 또 따져야 부실이 생기지 않고, 고객들에게 최대의 수혜가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생새마을금고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것은 무리하게 몸집만 키우려는 잘못된 생각과 직원들을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무엇보다 경영진이 올바른 금융 철학을 가지고 사유화하지 않아야 건전한 서민금융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상무는 “일부 새마을금고로 인해 새마을금고에 대한 불신이 잦아들지 않고 있지만 내 집처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새마을금고”라며 “서민의 금융기관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가계금융은 물론 소상공인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역민과 함께 행복·나눔을 공유하는 모범적인 금융기관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옥균 기자 oog99@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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