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같은 정의, 강같은 진실

지난 10년간 자발적으로 문화재지킴이 봉사활동을 펼쳐왔던 충북파라미타청소년협회 산하 충북문화유산지킴이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7월 문화재형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났다. 충북문화유산지킴이는 역사적 전통과 삶의 자취를 간직하고 있는 도내 문화유산에 대한 경미 보수활동과 문화유산 홍보와 교육, 활용을 통해 문화재의 가치를 드높이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사진/육성준 기자

특히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됨에 따라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고, 문화재청과 지자체, 문화재 관련 기관단체와 협력을 통해 날로 훼손되고 있는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지키고, 보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충북파라미타청소년협회 사무처장 직을 겸하고 있는 연복흠(52) 대표는 “도내에는 800여개의 문화재가 있다. 그동안은 지자체가 예산을 세워 문화재를 관리했지만 일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문화재에 대한 이해없이 주어진 일만 수행하다보니 문화재 훼손 문제가 심각했다. 이제 문화재 관리 전문업체가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문화재를 관리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문화재를 오랫동안 보존하는 것은 물론 문화재의 다양한 활용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충북파라미타청소년협회는 청소년단체다. 이 단체가 문화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문화재를 가꾸고 지키는 일을 통해 청소년들의 인성을 가꾸고 봉사정신을 가르치는 교육의 연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 대표는 “10년전 처음 시작할 때는 학생들과 도내 문화재를 돌며 청소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2010년 충북문화유산지킴이를 설립하고 문화재청과 충북도의 협조를 얻어 충북지역에 있는 국보와 보물, 비지정 문화재 등에 대한 관리와 작은 보수작업, 문화재를 활용한 프로그램 등 문화재 관련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연 대표를 비롯해 16명의 직원들이 지킴이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정부와 지자체로 부터 받은 4억 5000만원의 사업비로 도내 120곳의 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다. 충북문화유산지킴이의 주 업무는 경미 보수다. 잔디를 깎고 잡풀을 제거하거나, 구멍 난 창호지나 벽지를 보수한다. 또 초가지붕의 이엉 엇기나 부분적인 보수도 진행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연령대는 50대 이상이다. 여전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이들을 반길 직장은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 충북문화유산지킴이가 주최한 생생체험교실.

상당산성 생생체험 큰 인기

충북문화유산지킴이는 문화재 관리라는 공익적인 일을 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연 대표는 “여기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모두 문화재 관련 교육을 이수한 뒤 현장에 투입된다. 그동안은 모든 지자체가 마을 주민들에게 임금을 주고 간단한 보수를 해왔다. 그러다보니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이 생긴다. 전문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상태를 정확하게 모니터링 해 지자체에 훼손 가능성에 대한 보고를 한다. 이를 통해 문화재가 크게 훼손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올바른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충북문화유산지킴이가 진행하고 있는 생생 프로그램도 인기를 얻고 있다. 정북동 토성에서 움막 체험 등 선사캠프를 열기도 했고, 상당산성 생생체험 행사도 진행했다.

연 대표는 “최근 충북도에 인건비 지원을 신청했다. 심사를 통과한다면 10명 가량을 더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 일자리 창출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우리의 활동을 통해 문화재 관리가 제대로 되고, 그곳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기분좋게 문화재를 둘러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교육사업팀을 운영하고 있다. 단체로 도내 문화재를 둘러볼 계획이라면 충북문화유산지킴이에서 해설을 해드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지정문화재를 포함한 도내 문화재는 800여 곳에 이른다. 120곳을 관리하는 충북문화유산지킴이가 도내 문화재 모두를 관리하는 날이 오면 일자리 창출은 그만큼 늘어날 것이다. 연 대표는 “문화재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들을 구상 중이다. 실속없는 일자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 대표는 지난 22일 국립중앙청소년수령원에서 개최된 ‘2012 전국청소년지도자대회’에서 다양한 청소년체험 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성가족부장관상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오옥균 기자  oog99@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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