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같은 정의, 강같은 진실

지난 2014년은 추화진 화가의 미술계보가 완전히 바뀌어버린 해다. 그는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우연히 오창 주택가에서 길고양이를 만났고 따뜻한 위안을 받아 고양이를 그리는 작가로 돌아섰다고 한다. 그는 이전에 주로 조형미술작품에 매달려왔다. “그 날 고양이라는 존재가 무언가 사색적이고 철학적으로 다가왔어요, 명상을 즐기는 길고양이의 알 수 없는 신비스런 표정에 이끌려 다가갔죠.”

인스타그램에서는 ‘철학적 고양이’로 통하고 1300여명의 고양이 마니아가 그의 그림에 ‘좋아요’를 눌러준다. 1년 전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만난 어린 고양이를 데려와 키우고 있는 그는 길고양이 중성화(TNR)수술의 필요성을 전하고 전시한 그림 수익금의 일부를 유기동물보호소에 기부하고 있다.

“길고양이들의 고단한 삶도 이 때 알게 되었어요,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고 부르는 것, 일본의 지인에게 그쪽 나라에서도 길에 사는 고양이를 도둑고양이라고 부르냐 물었더니 깜짝 놀라더라고요.” 그의 ‘철학적 고양이’그림은 ‘충대 커피관에 사는 베트맨’ ‘온다책방 사보‘ 등 사람의 형상으로 다양한 캐릭터로 다가온다.

그는 “이 작업물들이 고양이와의 조화로운 공존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며 “고양이들이 고양이로 태어나 고양이로서 행복한 삶을 살다 가는 것에 내 작업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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