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같은 정의, 강같은 진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에 대한 호불호는 갈릴지라도 한 가지 일치하는 것은 있다. 역대 전교조 충북 지부장 출신 교사들 중 제일 잘(?)생긴 사람으론 늘 김병우 현 교육감이 꼽혔다. 이 이야기가 나오면 꼭 같이 나오는 얘기도 있다.

제 아무리 잘생긴(?) 김 교육감도 학생들 사이에서 성방환(58·충북고) 교사의 인기를 따라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성방환 교사는 2003년과 2004년에 전교조 충북지부장을 역임했다. 당시 성 전 지부장의 머리 모양이 화제였다. 그의 머리는 귀를 한 참 덮을 정도로 길었고, 노랗거나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엄숙하고 딱딱할 것만 같은 전교조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그는 당시 머리스타일에 대해 “학생들과 거리감을 좁히고 친구처럼 가까워지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시간이 10년 넘게 훌쩍 지나버린 지금, 그가 이번에는 외발자전거를 타고 나타났다.

산남고등학교에 재직하던 지난해 12월 외발자전거를 구입했다. 4일째 넘어지고 또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무릎도 멍들고 살갗이 벗겨졌다. 외발자전가가 넘어지지 않고 선지 3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실력은 얼마나 늘었을까? 성방환 전 지부장은 “지난 2일에는 7km 정도 거리를 외발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보수준에서 계단을 내려오는 정도”라며 “조만간 뒤로 가기(아이들링)와 공중뛰기에 도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전 지부장은 “최종 목표는 산에서 외발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것”이라며 “학교에서 동아리를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 외발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방환 전 지부장도 어느덧 정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그 오랜 기간 동안 그의 입에서 반복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학생’ 들이다. 멍이 들고 무릎이 까이면서 새로 배운 그의 외발자전거가 학생들과 함께 높은 산에서 내려오기를 희망한다.

김남균 기자  spartakoo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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