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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상장’ 마을교육 고민 중의정부 ‘몽실학교’와 서울 노원구 ‘공릉청소년정보문화센터’ 방문

<정순영의 일하며 생각하며>
정순영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사무국장


지난 글에서 옥천행복교육지구 이야기를 전한 바 있다. 옥천에선 수년 전부터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옥천의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실천들을 이어왔고 그러한 노력들이 기반이 되어 올해 첫 발을 뗀 옥천행복교육지구사업이 비교적 활발히 추진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교육의 가장 중요한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옥천에 대해 그리고 자신들이 놓인 교육환경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제대로 귀 기울여 보았는가 하는 고민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쩜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는데 어른들끼리 지레 짐작해 지역 아이들과 교육을 위한답시고 이것저것 생색만 낸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동네사람들과 나누던 중, ‘그럼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동네들은 이런 고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한번 찾아가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10월28일 동네사람들과 함께 경기도 의정부의 몽실학교(꿈이룸학교)와 서울 노원구 공릉청소년정보문화센터, 도봉구의 혁신교육지구사업 현장을 방문하게 됐다. 지면관계 상 도봉구 혁신교육지구사업에 대한 소개는 생략한다.
 

경기도 의정부 몽실학교
몽실학교 정책마켓 현장.
몽실학교 정책마켓에 참석해 청소년들과 정책토론을 하고 있는 경기도 이재정 교육감.


몽실학교 ‘아동·청소년·청년 정책마켓’

‘꿈이룸학교’라고도 불리는 의정부 몽실(夢實)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운영을 지원하는 학생자치배움터이자 학생복합문화공간으로 2016년 문을 열었다. ‘학생자치배움터’라는 설명 그대로 의정부 지역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이 몽실학교를 거점 삼아 스스로 다양한 사업들을 기획하고 실행해나가면서 자신들이 꿈꾸는 삶을 찾아나가고 있다 한다.

몽실학교는 총 3층 규모의 옛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를 사용하고 있는데 어린이·청소년·청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취미활동교실부터 강당, 회의실, 연습실, 북카페는 물론이고 청소년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국과 ‘젊은 요리사를 위한 주방’ 등도 갖추고 있었다. 조용히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싶은 아이들의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도 물론이다.

옥천은 많은 청소년들이 학교를 마치면 집이 아니고선 갈 곳이 없어 거리를 배회하거나 기껏해야 편의점 삼각 김밥으로 요기를 한 후 학원을 전전하기 일쑤이다. 그런 현실을 알기에 우선은 몽실학교라는 공간 자체에 대한 부러움이 가장 먼저 밀려들어 왔다. 하지만 몽실학교가 더 부러워졌던 것은 단지 이러한 공간이 있다는 점을 넘어 몽실학교의 운영 자체를 학생들 스스로 기획하고 주도한다는 점에 있었다.

어쩌면 옥천에도 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문화의집이 있고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도서관도 있지만 몽실학교만큼 옥천 아이들이 즐겨 찾거나 애정을 갖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마침 우리가 학교를 찾은 날은 ‘학생자치배움터’라는 몽실학교의 지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행사가 열린 날이기도 했다.

‘아동·청소년·청년 몽실정책마켓’이 바로 그것이다. 꿈이룸학교는 ‘아동-청소년-청년으로 연결되는 미래의 주역들이 직접 삶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담아 정책으로 만들고, 우수정책을 한곳에 모아 실질적 구매자(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교육청관계자, 시구의원, 시민단체, 관심 있는 시민) 등과 연결하여 정책현실화를 촉진하는 정책박람회’라고 정책마켓을 소개하고 있었다.

정책마켓 현장에는 총 30개의 정책홍보부스가 마련되어 있었다. 해당 정책을 제안한 학생들이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정책을 소개하며 지지(정책구매)를 호소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특히 ‘의정부 지역 중고등학교의 지필고사기간이 제각각이라 학교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며 통합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려우니 시험기간을 통일하자’와 같은 정책은 정말 어른들로선 생각하기조차 힘든 정책이라 여겨져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이러한 정책마켓을 그저 학생들만의 잔치로 끝내는 것이 아닌, 의정부가 속한 경기도의 교육 정책을 총괄하고 예산편성·집행의 책임이 있는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과 그러한 정책과 예산을 의결하는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직접 정책마켓에 참석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꽤나 부러운 모습이었다. 몽실학교의 더 많은 활동이 궁금하다면 페이스북 ‘꿈이룸 학교’ 페이지 방문.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서울 노원구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이어서 방문한 서울 노원구의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2011년 2월 문을 열었다. 청소년활동과 (공공)도서관활동, 마을공동체활동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다. 이곳을 방문한 학생, 교사, 학부모, 주민들이 센터를 통해 자연스레 마을을 만나고 함께 어울리며 마을공동체에 대한 고민과 활동을 키워갈 수 있도록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는 것을 시설과 운영 전반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센터를 누가 운영하는가도 운영 방향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는 성공회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운영하면서 ‘활동과 배움의 중심은 마을’이라는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듯 했다. 스스로를 ‘마을일꾼’이라 자처하는 센터 활동가들의 목소리에서 그들이 그저 운영법인 소속 직원이 아닌,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센터를 가꾸어가는데 얼마나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는지가 십분 느껴졌다.(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www.gycenter.or.kr)

몽실학교나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를 방문하고 돌아오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교사와 부모, 또는 마을은 아이들에게 늘 뭔가 배움을 전달해야 하고 또 아이들은 그러한 배움을 일방적으로 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우리 교육의 변화가 시작되는 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지난번 글에서 옥천행복교육지구사업에 참여하며 ‘마을이 학교가 원하는 교육을 제공해주는 자판기는 아니지 않는가’라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었다 했는데, 이러한 생각을 하는 나부터도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어야 해’라는 생각만 갖고 있었지 정작 지역의 아이들을 마을교육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등한 주체로 인정했는지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너나 잘 하세요’라는 어느 영화의 유명 대사처럼, 아이들에겐 ‘민주적인 사람으로 자라나야 한다, 공동체와 협동의 가치를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나는 그런 민주적이고 성숙한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도 돌아봐야 겠다. 몽실학교나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방문 글을 쓰며 다시 생각해보니 그 공간에서 마을과 아이들이 수평적 관계로 만나 서로 성장시키고 있는 점이 가장 부럽다.
 

몽실학교 정책마켓에서 제안된 청소년 정책들

충청리뷰  043si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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