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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기획연재 정순영의 일하며 생각하며
‘온 마을이 학교’ 옥천행복교육지구사업을 시작하다주민들 스스로 3년여 기간 동안 ‘옥천행복교육네트워크’ 운영하며 준비
‘아이들이 주인공 돼야’ 뼈저리게 느껴, 주최측간 철학적 공유도 부족했던 듯

<정순영의 일하며 생각하며>
정순영 옥천순환경제공동체 사무국장


올해 내가 활동하고 있는 옥천순환경제공동체도 두 가지 사업으로 ‘옥천행복교육지구’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참고로 옥천행복교육지구는 2017~2018년 2년 동안 충청북도교육청(운영주체: 옥천교육지원청)과 옥천군이 각각 4억 원씩 총 8억 원의 예산을 마련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온 마을이 학교’라는 말도 있듯, 학교와 지역 사회가 손잡고 지역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교육여건을 조성하고 ‘마을교육공동체’를 키워가기 위해 올해 옥천에서도 무척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었다.

옥천순환경제공동체도 ‘풀뿌리마을학교 동고동락’을 열어 노동, 인권, 농업 등 학교에서 미처 다 배우지 못한 우리 사회 다양한 가치들을 주민들과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OK협동조합 학교’(학교협동조합 설립 교육)를 통해선 지역의 교육문제를 ‘협동’의 방식으로 풀어나갈 순 없을지 모색해보기도 하였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충북 내 행복교육지구 추진 지역 중에서도 옥천이 매우 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다.
 


미리부터 고민해 성과 얻은 듯


자화자찬인지는 모르겠지만, 옥천이 올해 행복교육지구사업을 시작하자마자 매우 다양한 사업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교육의 바람직한 변화’를 미리부터 고민하고 준비해 온 교사와 민간주체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옥천에선 주민 스스로가 ‘마을교육공동체’를 꿈꾸며 3년 넘게 ‘옥천행복교육네트워크’라는 모임을 꾸리고 운영해왔다. 매월 진행된 네트워크 모임을 통해 지역 교육의 변화를 위해 옥천에선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했다. 그렇게 고민하고 학습한 저력이 있었기에 옥천행복교육지구사업이 시작되자마자 모임에 함께 했던 개인 및 단체들이 옥천행복교육지구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옥천행복교육지구사업이 비교적 잘 진행된 것 같긴 한데, 올해 사업을 마무리할 시기가 다가오자 몇 가지 고민이 생겼다. 우선은, 이것저것 사업은 많이 벌였지만 ‘마을교육공동체’를 왜 만들어야하는가에 대한 ‘철학의 공유’는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옥천군은 그저 예산 보태줬으니 우리 할 일 다 했다는 태도였던 것 같고 지구사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옥천교육지원청은 눈에 보이는 성과들을 내는데 다소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소 비약해서 묘사하자면 마을은 학교가 필요로 하는 교육을 자판기 물건 뽑듯 고를 수 있도록 구비해놓는 책임만을 부여받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올해 사업을 마무리하며 행복교육지구사업을 통해 학교와 선생님은 어떤 변화를 느꼈는지, 지역 아이들은 조금 더 행복해졌는지 이런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인구감소 뒤에는 교육문제 있어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옥천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보다 사업의 중심에 섰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어른들이 준비해놓은 프로그램에 그저 참여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마을에서 진짜 배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또 지역 교육이 어떻게 바뀌면 좀 더 행복해질 것 같은지, 또 친구들과 함께 직접 해보고 싶은 활동은 없는 것인지 등을 이야기할 계기를 마련해주지 못한 것 같아 무척 아쉽다.

마지막으로는 예산을 보태는 것 말고는 별 다른 역할을 하지 않은 옥천군에 대한 아쉬움이다. 실제 옥천을 떠나 대전이나 청주로 이사가는 젊은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이 자녀들의 교육 문제이다. 하지만 옥천군은 이러한 문제를 아직은 크게 심각하다 여기지 않는 것인지, 인구감소가 큰일이다 말은 하면서도 ‘지역교육’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옥천순환경제공동체가 주민들과 함께 꾸린 <옥천풀뿌리대안정책기획단 주민의 힘> 교육의제모임에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곤 했다. 그래서 지난 10월 28일에는 <주민의 힘> 교육의제모임과 옥천행복교육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함께 경기도 의정부의 몽실학교(꿈이룸학교)와 서울 도봉구 혁신교육지구 운영 사례, 노원구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운영 사례’를 공부하기 위해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각 사례별로 전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담으려 하는데, 어쨌든 세 지역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한 점은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그저 서비스 수혜자로 머무는 것이 아닌, 교육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주체가 되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지역과 마을은 아이들이 그런 활동을 주체적이고 민주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필요한 기반들을 마련해주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옥천도 그렇고 내년에도 충북 내 여러 지역이 행복교육지구사업을 추진하게 될 터인데, 다시금 ‘행복교육’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멈춰 서서 찬찬히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충청리뷰  043si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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